제목 놀라운 바퀴의 생존 비결, 유전자에 있었네
관리자 2018-12-17 조회 439

1바퀴는 운석 충돌과 뒤이은 대멸종 사태에서도 살아남은 강한 생존력을 자랑한다. 최근 바퀴가 지닌 생존력의 비밀이 게놈 해독 연구 결과 풀렸다. 환경 적응력을 극대화시키는 유전자와, 망가진 신체를 재생하는 능력이 비결로 꼽혔다.

리셩 중국 화남사범대 곤충과학기술연구소 박사팀은 도시에 서식하는 대표적 해충 중 하나인 미국바퀴(이질바퀴) 등 왕바퀴과 3종의 게놈을 해독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0일자에 발표했다. 미국바퀴는 한반도에 서식하는 약 10종의 바퀴 중 하나이며, 독일바퀴(바퀴), 일본바퀴(집바퀴), 먹바퀴 등과 함께 집안에서 자주 발견되는 4대 바퀴 중 하나다. 몸길이가 5cm에 달해 큰 편이며, 수명도 길어 약 700일까지 생존한다.

미국바퀴의 게놈을 해독한 결과, 생존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 영역이 다른 곤충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예를 들어 냄새를 감지하는 화학수용체 유전자 수가 흰개미류 등 다른 곤충보다 3배 많았다(154개). 미각수용체 유전자 역시 522개로, 지금까지 보고된 곤충 가운데 가장 많았다. 미각수용체 가운데 약 63%(329개)는 쓴맛을 느끼는 수용체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부패한 음식이나, 식물이 방어를 위해 방출하는 물질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방어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 바퀴 - 사진 제공 리셩

                                                                                                                                     미국 바퀴 - 사진 제공 리셩



일단 독을 먹었을 때에는 강력한 해독 능력으로 위기를 이겼다. 독성 분해를 담당하는 효소 유전자만 수백 개에 달했다. 병원체에 대처하는 면역 능력도 뛰어나서, 세균이나 곰팡이가 체내에 들어왔을 때 항생물질을 초파리 등 다른 곤충보다 1.6배 많이 만들었다. 다리 등 신체가 잘렸을 때엔 재생을 유도하는 유전자와 신호전달경로도 여럿 찾아냈다. 미국바퀴는 일생 동안 6~14번 탈피를 하며 자라는데, 그 과정에서 잘린 다리가 재생됐다.

 

한편 바퀴의 생존력이 동료들 사이의 협력 덕분일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이번 연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바퀴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흰개미류에서 관찰할 수 있는 진사회성(인간의 사회와 비슷하게 역할 분담을 하는 특성)이 없었다. 리 박사는 e메일 인터뷰에서 “화학수용체 시스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진사회성을 지녔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기후변화와 함께 바퀴의 피해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게놈 연구 결과로 이들(의 번식)을 통제하기 위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